1. 고대 그리스어로 쓰인 트로이 전쟁의 장편 서사시
일리아스(Iliad)는 그리스 고전문학에서 가장 오래되었으며, 트로이 전쟁과 관련된 장편 서사시로 전쟁 문학입니다.
작가는 그리스 최초의 교육자로 인정받았던 호메로스(Homeros)로 알려졌습니다.
일리아스는 트로이 전쟁과 관련하여 편집한 8편의 연작시 가운데 일부입니다. 그중 일리아스는 두 번째 작품에 해당합니다.
일리아스는 10년에 걸친 트로이 전쟁 중에서 마지막 해의 50일에 일어난 일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그리스 최고의 영웅이자 일리아스의 주인공인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중심으로 헥토르의 장례식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2. 트로이 전쟁의 시작
일리아스를 만나기 전에 트로이 전쟁의 신화적 배경을 알아두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스 신화에는 대전쟁이 두 번 나옵니다.
하나는 기원전 13세기 중반에 일어난 트로이 전쟁이고, 다른 하나는 오이디푸스 왕의 가문과 관련된 테베 전쟁입니다.
트로이 전쟁은 역사적으로는 에게해의 해상무역권으로 둘러싼 쟁탈전이었지만 신화적으로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트로이 전쟁은 한 여인의 '납치'가 발단이었습니다.
헬레네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에게 납치 또는 트로이에서는 사랑의 도피를 했다고 합니다.
납치 사건으로 분노한 그리스가 동맹군을 이끌고 복수하기 위해 거대 함선을 앞세워 트로이 원정길에 오릅니다.
9년이 넘도록 전쟁은 밀고 밀리는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이때 아가멤논이 아폴론 신전의 사제인 크리세스의 딸 크리세이스를 전리품으로 탈취했고 크리세스는 아가멤논에게 딸을 돌려달라고 간청했으나 거절당합니다.
아폴론은 아가멤논을 응징하기 위해 9일 동안이나 화살을 쏟아냄으로써 전염병을 발생시켰고 그리스인들은 예언자의 조언에 따라 크리세이스를 돌려주고 희생제물용 황소 100마리를 신전에 바쳐 아폴론의 노여움을 풀고서야 전염병에서 해방되었습니다.
3. 아킬레우스의 분노
그러나 그리스의 총 대장인 아가멤논이 그리스 최고 전사인 아킬레우스의 전리품을 강탈함으로써 아킬레우스의 명예를 훼손시켰습니다. 오직 명예에 살고 명예에 죽는 것이 영웅들이었기에 아킬레우스는 분노하여 아가멤논을 살해하려고 칼을 뽑았습니다. 하지만 칼을 뽑는 그 순간 아테네 여신이 개입하여 만류합니다.
나는 그대의 분노를 가라앉히려고 하늘에서 내려왔다. 우리에게 복종하도록 하라.
이에 아킬레우스는 답합니다.
여신이여! 마음속으로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복종해야 되겠지요. 신들에게 복종하는 자의 기도는 신들께서도 기꺼이 들어주시는 법이지요.
아테네 여신의 개입에도 아킬레우스는 분노가 가라앉지 않아,
참전을 거부하고 어머니에게 부탁하여 그리스 군이 전쟁에서 패배하도록 요청합니다.
일리아스의 첫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아카이아인들에게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가져다주었으며
영웅들의 수많은 굳센 혼백들을 하데스에게 보내고
그들 자신은 개들과 온갖 새들의 먹이가 되게
그 잔혹한 분노를! 인간들의 왕인 아트레우스의 아들과
고귀한 아킬레우스가 처음에 서로 다투고 갈라선
그날부터 이렇듯 제우스의 뜻은 이루어졌도다.
이 작품의 첫 행에 "분노"라는 단어가 주제어로 등장합니다.
그리스 작품 중에는 핵심 단어가 맨 앞에 제시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작가는 아킬레우스의 분노를 첫 행에 제시하고 곧바로 사건의 중심에 들어갑니다.
그리스 군은 아킬레우스가 참가하지 않았음에도 잘 버텨냈지만 결국 큰 위기에 맞으면서 그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아킬레우스의 친구인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의 무구를 착용하고 전장에 나갔지만 헥토르의 손에 죽습니다.
친구의 죽음으로 아킬레우스의 분노는 아가멤논에서 헥토르로 향합니다.
아킬레우스의 분노가 헥토르로 향하면서 아가멤논에 대한 분노를 푸는 계기가 됩니다.
아가멤논에게 빼앗겼던 브리세이스도 되찾자 출전의 명분을 확보한 아킬레우스는 친구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해 헥토르와 싸우고 그를 죽음으로 그의 분노는 해소됩니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은 아킬레우스는 12일 동안이나 헥토르의 시신을 전차에 매달고 돌아감으로써, 헥토르의 부모와 아내는 통곡합니다.
제우스의 중재로 헥토르의 부모에게 시신을 반환했고 트로이에서 헥토르의 장례식이 치러지며 일리아스는 마무리됩니다.
4. 결론
복수에 성공한 영웅이지만 이미 아킬레우스의 죽음을 예견했습니다. 19권에는 전쟁에 나가 승리하지만 결국 전사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래도 아킬레우스는 용감하게 운명을 받아들이고, 전쟁에서 승리하여 명예를 얻습니다.
일리아스에는 아킬레우스의 죽음이 나오지 않습니다. 일리아스에 나온 영웅들은 모두 신의 개입으로 죽음으로 이어집니다.
일리아스는 전쟁을 다루고 있지만 전투 장면 외에 영웅들의 말하는 장면이 많습니다. 주인공들의 토론과 논쟁이 주를 이루며, 전사들 앞에서 연설로 대중을 설득하며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호메로스는 일리아스를 통해 인물들이 완벽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상대를 설득하려는 하는 부분까지 보여줍니다.
전쟁 영웅들도 설득에 익숙해지기 위해 스승을 통해 가르침을 받아 말도 잘하는 인물이 되게 하고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부터 이어진 서구식 교육과 토론 문화를 보여주면서 일리아스가 문학적인 가치를 가지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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