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이성비판의 2가지 방향성
순수이성비판은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진정한 지식의 조건을 추구하는 지식론, 또 다른 하나는 그것을 근거로 하여 지금까지의 형이상학이 수행해 온 문제 설정 또는 해결 방식이 그릇된 것임을 밝히는 오류론이다.
먼저 순수 이성 비판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는 제1판의 서문, 형이상학의 혁신을 위해 칸트가 취한 방법과 결론을 말하는 제2판의 서문, 선험적 종합 판단이 우리의 지식 가운데 존재함을 설명하는 머리말, 이것들을 필두로 해서 제1부문 '선험적 원리론'의 제1부 '선험적 감성론'에서 순수 수학의 본성과 감각적 대상의 성립 조건을 논하고, 제2부 '선험적 논리학'의 제1편'선험적 분석론' 중 제1장 '개념이 분석론'에서 범주를, 제2장 '원칙의 분석'에서는 순수 수학의 본질 및 자연 과학적 지식의 본질을 논하고 있다. 그리고 제2편 '선험적 변증론'이 오류론에 해당하고, 이른바 신학 비판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지금까지의 성과를 근거로 형이상학이 갖고 있어야 할 모습을 말하는 제2부문 '선험적 방법론'이 덧붙여지고 있다.
지식을 얻는 선험적 종합판단의 가능 근거
이 지식론과 오류론의 기본적 생각을 살펴보기로 하자, 칸트의 지식론에서 가장 특징적인 점은 '선험적 종합 판단'을 주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식은 어떻게 얻게 되는 것 일가라는 물음에서 시작됩니다. 예로 "여기에 한 잔의 물이 있다"는 것도 일종의 지식인데, 이 지식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 밖으로부터 자극하는 것과 시각인지 촉각인지를 통해 우리가 그것을 받아들이는 작용이 있어야 합니다. 칸트는 이때 외부 자극의 원인이 되는 우리의 주관 바깥에 있는 그 무엇을 '물자체'라고 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우리 주관 속의 기능을 감성이라고 말합니다
이 감성은 주어진 자극을 경험적 지각 내지 직관으로 정리하는 주관의 형식으로서 칸트는 이것을 구체적으로 시간과 공간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시간과 공간이나 주관의 형식이라 말하고, 그 선천적 형식이 후천적 지각 내용을 수용 정리하여 경험적 지각을 성립시킨다는 측면에서 선험적 주관 형식이라고 불립니다
지식이 성립하는 이상의 과정을 보면 우리들의 인식은 경험과 함께 시작합니다. 그러나 칸트는 그렇다고 해서 경험만으로 지식이 성립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학문적 지식이란 보편타당성, 즉 필연성과 보편성을 가진 명제들로 이루어지는데 그것들은 결코 경험으로부터는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원천적으로 경험이란 귀납을 통해 성립하는 것이고, 귀납이란 영국의 경험론자 D.Hume이 지적하였듯이 모든 것에 대한 귀납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주관 속에 이미 선험적인 형식으로서 감성과 오성이 있어 감성이 경험적 직관을 성립시키고 오성이 그것을 개념으로 범주화함으로써 이른바 학문적 지식의 기초로서 선혐적 종합판단이 성립된다고 보았던 것입니다. 이러한 지식의 성립 과정에 대한 칸트의 분석에서 우리는 경험적 직관을 배제하고 오직 보편적 지식의 근거로서 개념만을 내세운 합리론의 주장과 경험적 직관을 지식의 근거로 제기했으나 그 보편성은 설명하지 못한 경험론의 주장이 비판적으로 종합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칸트도 말했듯이 "개념 없는 직관은 맹목이고 직관 없는 개념은 공허"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오류론의 선험적 변증론
오류론을 내용으로 하는 선험적 변증론은, 이성적 심리학 비판, 이성적 우주론 비판, 이성적 신학 비판 등 세 개의 비판으로 나누어집니다. 이성적 심리학에서는 생각하는 영혼으로부터 존재하는 영혼을 이끌어 내는 영혼 불멸설이 오류 추리임이 논의되며, 신학에서는 신의 존재론적 증명, 우주론적 증명, 자연신학적 증명이 차례로 우주론적 증명은 존재론적 증명을 전제하고, 자연신학적 증명은 우주론적 증명으로 귀착하고, 존재론적 증명의 잘못이 드러남에 따라 신 존재의 합리적 증명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우주론에서는 양, 질, 관계, 양상이라고 하는 범주에 따라 발생하는 네 개의 물음이 검토됩니다. 첫 번째로 우주가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한계가 있을까 없을까에 대한 물음입니다. 두 번째로는 우주가 단순체일까 합성체일까에 대한 물음입니다. 세 번째로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자유라는 원인성을 상정하는 것이 필요할까 필요 없을까입니다. 네 번째로는 우주에는 원인으로서 절대적으로 필연적인 존재자가 필요할까 필요 없을까입니다.
이 네 개의 문제에 대해서 서로 반대되는 두 개의 명제를 병립시킴으로써 그러한 명제들이 동등하게 성립된다는 것을 밝혀냄으로써 이러한 문제 모두가 이율배반에 빠지는 것임을 증명합니다.
칸트는 우주론에 관해서 발생하는 이 네 개의 이율배반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것은 수학적 이율배반이라고 부르며 세 번째와 네 번째 것은 역학적 이율배반이라고 부르며 그 원인에 대해서 탐구합니다.
결론은 수학적 이율배반은 상호 모순된 두 개의 명제가 대립하고 있으나 그것들은 모두 양적 혹은 질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동일한 전제 위에 서 있음으로써 둘 다 잘못임이 드러납니다.
대한 칸트의 치밀한 이치의 따짐에 있어서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책의 훌륭함은 칸트가 철학적 측면에서 문제에 대해 내린 결론보다는 철학적 논의 과정의 치밀함과 내적 통일성에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고전으로 계속 읽히고 있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밀의 교육을 고전문학에서 배워보자 (0) | 2024.02.27 |
---|---|
걸리버 여행기 모험담은 단순한 여행이야기가 아니다 (0) | 2024.02.23 |
데카르트 방법서설 서양고전 알아가기 (0) | 2024.02.20 |
고전문학 일리아스 만나기 (0) | 2024.02.19 |
이인로의 시화수필집 파한집에 대하여 (0) | 2024.02.18 |